산수
구성연
이 공간에서는 작가 구성연의 사진 작업을 소개합니다.
구성연은 바위, 돌, 흙 같은 자연물의 표면을 카메라로 포착한 뒤, 이를 극도로 정제된 이미지로 재구성함으로써 자연의 추상성과 시간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작품은 실제 수석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하지만 그 구도와 질감, 여백의 사용은 마치 동양의 산수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미지 속 바위는 단지 고정된 사물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깎이고 쌓인 시간의 형상이며, 작가는 이 자연의 형식미를 인간의 개입 없이 완성된 추상 조형으로 응시하게 만듭니다.
작가의 시선은 수묵화의 전통성과도 닿아 있습니다. 화면 속 산은 구름처럼 떠오르고, 돌은 언어 이전의 감각처럼 다가오며, 구체적인 이미지와 감각적 추상의 경계를 흐리게 합니다.
구성연의 사진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자연과 감각, 추상과 실재 사이를 사유하게 만드는 시각적 명상입니다.
이 작업 앞에서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위의 결, 여백의 흐름, 빛의 밀도에 집중해보세요. 눈에 보이는 돌의 표면 너머로, 시간과 감정, 침묵과 응시가 어떻게 조용히 스며들고 있는지, 감각의 층위를 따라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