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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린 토마센
알린 토마센은 여성의 몸과 감정을 주제로 작업하는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입니다.

모로코와 네덜란드를 오가며 살아온 그녀는 혼종적인 감각과 정체성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강렬한 색채, 흐르듯 번지는 선, 해체되고 융합된 여성의 신체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너머, 감각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그녀가 그리는 여성은 고정된 이상이 아닙니다. 사랑, 상실, 고통, 자유— 그 모든 감정은 신체의 표정과 자세를 통해 ‘잔혹하면서도 다정한(brutal tenderness)’ 감정의 결로 드러납니다.

작업의 중심에는 수채화라는 재료가 있습니다. 물감의 번짐과 종이의 스밈, 그리고 불확실한 경계는 동양 수묵의 ‘여백’과도 맞닿아 있으며, 동서양 회화의 감성을 잇는 다리가 됩니다.

이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알린 토마센의 작업은 몸과 감정이 하나로 호흡하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풍경은 문명과 문명, 존재와 존재가 서로를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감각의 자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