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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화유(夢遊畫遊)
이예승
화면을 스치면, 먹 선이 피어오릅니다.
이예승 작가의 작업은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닙니다.
몸으로 그리고, 감각으로 느끼는 새로운 동양화의 세계입니다.

전통 산수화를 기반으로,
증강현실, 인터랙티브 미디어, VR 같은 디지털 기술을 붓처럼 활용한 이예승의 작업은,
고요한 풍경 속에 움직임을 불어넣습니다.
화면을 터치하거나 몸을 움직이면,
먹 선이 물결처럼 번지고, 기하학적인 형상들이 화면을 따라 유영합니다.

이런 참여형 경험은 관람자를 단순한 감상자에서
창작자이자 풍경 속 주체로 전환시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디지털 수묵화를 만들어가는 순간이죠.

이예승의 디지털 산수는 동양화의 여백과 흐름,
그리고 철학적 사유를 현대 기술 안에 담아냅니다.
그림은 더 이상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시간의 장면이 됩니다.

이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이예승의 신작은
전통 수묵화가 어떻게 오늘의 감각과 기술 속에서도
새롭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작품 앞에서 우리는 그림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림과 ‘함께 호흡하는 존재’가 됩니다.
전통과 현대, 실재와 가상이 만나는 그 경계에서
이예승은 조용하지만 확고하게,
동양화의 미래를 제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