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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
파비오 론카토
이탈리아 작가 파비오 론카토는 자연의 힘에 작업을 맡기는 예술가입니다.

그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기보다, 흙과 물, 몸짓과 마찰을 통해 자연이 스스로 풍경을 그리도록 유도합니다.

작품 영상 〈The Stars’ Engine〉에서는 별빛과 물결, 어둠이 반복되며, 마치 거대한 ‘엔진’처럼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자연의 리듬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작품 〈Momentum〉은 한순간의 움직임이 알루미늄 속에 얼어붙은 듯 조각으로 고정된 작업입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즉 자연의 힘이 남긴 흔적을 눈앞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주제는 〈문명의 이웃들 – 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입니다. 론카토의 작업은 지중해와 황해처럼 ‘경계’가 아니라 ‘흐름’으로 존재하는 바다를 떠올리게 하죠.

자연과 인간, 시간과 물질이 만나는 지점에서 문명의 이웃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의 작품 앞에서는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느리고 깊게, 자연이 남긴 시간의 자국을 ‘느끼는’ 경험이 시작됩니다.

그것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자연과 문명 사이의 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