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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의 천국
홍푸르메 – 수묵, 향, 그리고 빛
이 공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조용한 정적과 은은한 차 향기입니다. 벽면에 걸린 대형 수묵화는 뒤에서 비추는 부드러운 조명을 받아, 마치 천천히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은 홍푸르메 작가의 수묵 설치 작업입니다. 차, 향, 수묵이라는 동양적 요소를 결합하여, 관람자에게 명상과 내면의 평온함을 제안합니다.

홍푸르메는 30년 넘게 종이와 먹이라는 재료로 작업해온 작가입니다. 그의 수묵화는 전통적인 산수화의 구성을 따르면서도, 빛과 어둠, 여백과 구성이 매우 현대적으로 조율되어 있습니다. 화면에는 물감 대신 먹이 흐르고, 수직과 수평의 붓질이 리듬을 형성하며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조명과의 결합입니다. 그림의 여백은 단순히 비워진 공간이 아니라, 뒤에서 스며드는 빛을 통해 하나의 시각적 중심이 됩니다. 이로 인해 수묵화는 단지 평면 이미지가 아니라, 주변 공간과 함께 작동하는 설치 작품으로 확장됩니다.

이번 작업에서 그는 ‘수묵은 치유의 매체’라는 입장을 바탕으로, 먹의 번짐과 여백, 조명과 향기를 하나의 통합된 감각 경험으로 구성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공간 안에서 단지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먹의 리듬과 빛의 속도, 그리고 향기의 온도를 함께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